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튀르크족들은 대부분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지로 이동한 뒤 이슬람+현지화되어 양이나 소고기로 이루어진 케밥, 볶음밥, 납작빵, 수박, 멜론 등이 주된 식단이지만,
고려시대까지 바이칼호에서 살다가 몽골을 피해 레나강 루트로 북상한 사하인(야쿠트족)들의 경우, 혹한의 환경으로 인해 곡물이나 과일을 기를 수 없어 야생베리, 민물고기, 순록, 사냥한 동물의 피나 내장같은 부산물이 주된 식단이었다.
그러나 사하인들은 근본이 튀르크계에 속하기 때문에 여타 중앙아시아 민족들처럼 말고기와 유제품을 즐겨먹는 유목민 시절 식습관이 남아있고, 러시아령이 된 이후의 야쿠티야 요리에는 과일과 채소, 밀이 추가됐다.
다음은 이러한 사하 요리들에 관한 짤막한 소개글들이다.
1) 스트로가니나 Строганина 
사하인들을 포함한 극동 러시아 원주민들이 즐겨먹는 일종의 회요리로,
주재료는 시베리아의 강과 호수에 서식하는 민물백어, 연어 또는 오물이지만 드물게 철갑상어나 고기를 쓰기도 한다.
야쿠티야 지역의 겨울은 평균 영하 40도, 심하면 영하 50~60도까지 떨어지는 동네인지라 한겨울에 잡힌 물고기는 그대로 얼어버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전통 단검을 이용해 대패질한 다음,
그 살을 얇게 썬 양파에 버무려 소금과 후추로 간을 쳐서 먹는다고 한다.
2) 한 Хаан 
소와 말의 피를 이용해 만든 야쿠티야 전통 선지요리로, 이름은 터키어에서 피를 뜻하는 "칸kan"과 같은 의미를 지녔다.
소금을 넣은 뜨거운 물에 담가서 약한 불로 조리해 만든 해당 요리는 외형상 한국 전통순대와 비슷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내장 안에 오직 선지만 들어가며, 그 양과 내장지방 함량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기타로 말 선지는 조리할 시 사진처럼 크림에 가까운 색감을 띈다고 한다.
3) 인디기르카 Индигирка 
야쿠티야 사람들이 즐겨먹는 생선샐러드로, 현지에서 "퍄티미누트카пятиминутка" 또는 "시이케이сиикэй"라는 명칭으로도 알려져있다.
인디기르카는 20세기 중반 야쿠티야 북부에 위치한 오조기노 호수에 거주하던 한 가족이 만든 샐러드를 접한 사하인 요리사에 의해 처음 개량된 음식이기 때문에 그 역사가 길지 않으며,
깍둑썰기한 "치르"라는 민물고기 조각들을 양파, 소금, 후추, 해바라기유와 함께 버무린 다음, 살짝 얼려서 먹는다고 한다.
여담으로 세계 여행/음식 전문매체인 <테이스트 아틀라스>의 세계 최악의 음식 부문에서 평균 1.4점이라는 점수로 1위를 차지했는데, 여기서 한국 산낙지는 2.5점으로 30위를 차지했다..
(당시 야쿠티야 주민들은 이런 결과에 개빡쳤다고 하는데 솔직히 필자도 해당 점수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 입장이다)
4) 브르파흐 Быырпах야쿠티야 전통 발효유로, 몽골과 중앙아시아 민족들 사이에서 음용되는 마유주가 말젖으로 만든 것과 다르게 이쪽은 소젖을 이용해 만든다.
브르파흐는 주로 영상 40도 가까이 오르는 야쿠티야 여름날에 사람들이 더위를 이겨내고자 차가운 상태로 마시며,
사하인들의 최대 축제기간이자 전통 명절 '으스아흐Ысыах' 기간 동안에 자주 소비되는 음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5) 쿠오르체흐 Куорчэх 
고지방 우유와 크림으로 만든 야쿠트 디저트 중 하나로, 현대에 들어 사워크림과 우유를 섞어 만드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어로 "케르체흐Керчех"라고도 불리는 쿠오르체흐는 주로 빵이나 와플, 플랫브레드와 함께 식탁 위에 올려지는 편이며,
개인취향에 따라 딸기나 베리, 잼, 설탕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6) 수오라트 Суорат 
야쿠티야에서 더운 여름철을 맞이할 때 대접하는 전통 요거트로, 소의 탈지유로 만들어 버터밀크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우유를 팬 위에 붓고 끓여서 35~36도로 내려갈 때까지 식힌 다음,
사워크림을 넣고 거품이 올라오면 팬 위에 뚜껑을 덮은 후 따뜻한 담요을 감싸는 식으로 5~6시간 동안 발효시키곤 서늘한 곳으로 옮겨 보관하는 것을 끝으로 완성되며, 누군가에게 대접할 때는 숟가락으로 한번 저어주면 된다.
이것 또한 개인 또는 지역차에 따라 각각 딸기, 블루베리, 코티지 치즈를 곁들이는 경우도 있다.
7) 초호추 Чохочу 
소나 망아지의 간을 조각 단위로 잘라 만두처럼 복막으로 싸서 튀겨먹는 요리이다.
해당 요리는 2가지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는데, 하나는 육수에 삶는 것, 또다른 하나는 간이 완전히 익지 않도록 만두피 역할을 하는 복막 위주로 튀기는 방식이다.
8) 알라드 Алаадьы 
야쿠티야 주민들이 즐겨먹는 일종의 팬케이크이자 아침식사같이 사소한 일상부터 결혼식이나 기념일같은 중요한 순간에까지 빠지지 않는 밀가루 요리라고 한다.
만드는 방법과 재료 또한 팬케이크와 유사하기 때문에 요리 좀 하는 펨붕이들이라면 검색해서 한번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정보 다떨어져서 여기까지 하겠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