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스타디움 등 미국 내 14개 경기장 제안... 4월 FIFA 총회서 최종 승인 예정

(MHN 이나경 인턴기자) 미국과 멕시코가 주도하는 2031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공동 개최안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공개됐다. 2026년 북중미 남자 월드컵 경기장을 활용해 역대 최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ESPN에 따르면 FIFA는 지난 11월 29일(현지시간) 2031년과 2035년 여자월드컵 유치 신청서(비드북)를 공개했다.

2031년 대회에는 미국, 멕시코, 코스타리카, 자메이카 4개국 연합이, 2035년 대회에는 영국이 각각 단독으로 입찰했다. 사실상 개최가 확정적인 상황으로, FIFA는 2026년 4월 30일 총회에서 이를 공식 승인할 예정이다.

미국축구연맹은 이번 유치 신청서에서 2031년 대회를 위한 총 20개의 잠재적 개최지 중 14곳의 미국 내 경기장을 제안했다.

주목할 점은 이듬해에 열리는 '2026 북중미 남자 월드컵' 인프라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미국이 제안한 14개 경기장 중 7곳이 2026년 월드컵 경기장과 겹친다. 텍사스 알링턴(AT&T 스타디움), 애틀랜타(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 뉴저지 이스트 러더퍼드(메트라이프 스타디움), 휴스턴(NRG 스타디움), 캘리포니아 잉글우드(소파이 스타디움), 캔자스시티(애로우헤드 스타디움), 시애틀(루멘 필드)이 그 대상이다.

AT&T 스타디움

이 외에 샬럿, 덴버, 미니애폴리스, 내슈빌, 올랜도, 샌디에이고, 워싱턴 D.C. 등이 후보지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랜도와 워싱턴 D.C.는 1994년 미국 월드컵 개최지이기도 하다. 반면,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중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은 이번 제안에서 제외됐으며, 시카고 역시 FIFA의 재정적 요구 조건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는 2026년 월드컵 경기장인 멕시코시티(아즈테카), 과달라하라(아크론), 몬테레이(BBVA) 등 3곳에 토레온을 더해 총 4곳을 제안했다. 자메이카는 킹스턴, 코스타리카는 산호세의 국립 경기장을 각각 후보지로 내세웠다.

이번 4개국 공동 개최안은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유치위원회 측은 48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가 약 450만 명의 관중을 유치하고, 40억 달러(한화 약 5조 6천억 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3년 호주 뉴질랜드 대회의 수익(5억 7천만 달러)을 훨씬 상회하며, 2027년 브라질 대회 예상 수익(10억 달러)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티켓 가격 정책도 일부 공개됐다. 조별리그 최저가 좌석은 35달러(약 5만 원) 수준이며, 결승전 티켓은 120달러에서 600달러(약 84만 원) 사이로 책정될 예정이다.

유치위원회는 신청서를 통해 "필요한 20개 경기장보다 많은 후보지를 제안함으로써 최적의 개최 환경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며 "이번 대회가 우리 지역의 다양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